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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출판물 정보

필자: 박미란 (큐레이터, 아라리오갤러리팀장) , 최태규 (수의사, 곰보금자리프로젝트대표)
디자인 및 편집: 알음알음
후원: 서울문화재단, 서울특별시
페이지수: 26p(+삽지6p)
발행연도: 2024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결여나 불편함으로 여겨지는 것들에서 비롯된 경험, 반응, 감각 등을 소재로 다루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상이 자신이 속한 세계와 충돌하는 상황에서, 그 대상은 변하지 않지만 그 세계 안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위치되는지에 대해 질문하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https://www.jeeyanglee.com

이번 개인전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의 도록은 전시에 출품된 사진 및 영상 작업의 이미지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작업에 대한 설명 글은 별도로 삽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 작업은 구조화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약한 생명들이 생존을 위해 겪는 크고 작은 분쟁과 그 흔적을 보여줍니다. 전시와 출판물의 제목인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은 한나 렌의 단편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고립된 채 소외된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로, 이 세계에서 ‘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이 주인공과, 이상향만을 꿈꾸며 매끄러운 세계를 살아가는 다수의 존재들에 대한 픽션이지만, 현재 우리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현실 속 모든 존재는 서로 뒤엉켜 다양한 층위의 관계를 맺습니다. 어떤 이는 관계를 외면하고 외면당하며, 또 다른 이는 서로를 위한 관계를 엮으려 노력하지만, 권력은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고 특정한 이해관계에 따라 모든 존재를 위치시킵니다. 같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누군가는 안전한 반면, 누군가는 맥없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현실에는 옳고 그름의 명확한 기준이 없고, 불안정합니다.

작업은 그런 현실의 수많은 뒤얽힘 속에서 외면당하는 일상의 흔적이며 조각들입니다. 구조화된 세계 속에서 규정된 것들을 잠시 접어두고 모호하고 불확실한 세계의 조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나누고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