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 춤을 추자!
출판물 정보
2023년 10월 문화비축기지 T4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를 기록한 사진과 글
2023.10.20.(금) ~ 10.29.(일)
문화비축기지 T4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기획: 이슬비
오프닝퍼포먼스: 고스트 그룹(김혜윤, 류진욱)
참여작가: 권령은, 듀킴, 요한한&착, 임영주, 흑표범
출판
기획 및 편집: 이슬비
글쓴이: 이슬비, 김남수
여담: 권령은, 요한한, 이슬비, 임지연, 착, 흑표범
번역: 이경탁
사진: 안부, 양승욱 이슬비
디자인: 파이카
인쇄: 효성문화
발행일: 2023년 12월 25일
발행처: 제로헌드레드북스
발행인: 김하림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우수전시지원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수피 춤을 추자! (Let’s dance Sufi!)』는 2023년 10월 문화비축기지 T4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를 기록한 사진과 글이다. 전시 《수피 춤을 추자!》는 이슬람교 일파인 수피즘(sufism)의 종교의식에서 비롯된 ‘수피 춤(sufi dance)’을 키워드로, 종교적 제의에서 비롯된 춤을 동시대 예술의 퍼포먼스로 확장하여 퍼포먼스와 샤머니즘이 가진 미학적 함의를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낸 전시이다. 본 출판물은 기획의도, 전시리뷰, 전시전경을 비롯하여 2022년 전시 사전에 진행된 《수피 춤을 추자!》 프로젝트 워크숍의 대화록 일부를 담고 있다.
권령은은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전유되어 온 개인과 집단의 신념이 드러나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 안과 밖의 시선을 작업으로 소환하여 그로부터 파생되는 몸과 움직임의 양상을 춤의 의미와 역할로 되묻는 작업을 이어왔다. 제도 안에서 몸이 다루어지는 양상, 춤에 대한 사회의 양가적 시선, 움직임의 지시 체계로서 기호에 대한 안무적 해석, 퍼포머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적 춤에 대한 질문을 통해 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듀킴은 변화와 충돌의 임계점에 있는 예술, 종교, 정체성의 다양한 교차점을 탐구한다. 그는 주로 퀴어,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사도마조히즘, 대중문화, 종교와 신비주의를 주제로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을 하고 있다.
임영주는 영상, 회화, 설치, 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신과 같은 초현실적 혹은 인간의 믿음과 결탁된 종교적 경험을 언어, 미디어, 자연 과학의 여러 징후들과 연결시킨 작업을 해왔다. 종교와 미신과 같은 정신적인 영역을 역설적이게도 과학적 사고방식과 대비시킴으로써 작가는 이 둘 간의 차이보다는 유사성에 주목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는 초자연적 요소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 전유, 차용, 은유하는 (유사) 과학적 이미지 혹은 방법론이 동시에 등장한다.
요한한은 포스트 인터넷 시대 온·오프라인 세상을 넘나들지만 오히려 분절되고 있는 인간의 소통 방식에 기원적인 질문을 갖는다. 몸의 선험적인 요인들과 태곳적 감각에 천착하는 작가는 마치 몸의 고고학을 파헤치듯 신체의 파편들과 몸짓, 피부의 표면을 고찰하며 신체적 ‘공명’, ‘감각’을 주제로 작품을 이어나가고 있다. 착은 자신이 감지하는 신체와 의식의 간극으로부터 스스로 분절되고 일체되는 ‘상태’에 주목한다. 그는 신체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인지 반응과 현상을 수동적인 감각의 상호작용으로 간주하고 ‘상태’를 감각할 수 있는 일종의 게임 같은 수행체계를 구성하며 체험하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년간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몸, 춤, 감각, SNS 채팅, 소리의 공명을 통해 서로 작동해왔다.
흑표범은 한국 사회 안에서 소수자로 존재하는 여러 정체성들을 가시화하는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전면에 드러내는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일상의 정치와 정체성의 욕구들을 (비)언어적인 수행으로 발화하여 연대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고스트 그룹(김혜윤, 류진욱)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다양한 이미지와 움직임으로 구체화하여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창작그룹으로,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고유성이 다양한 예술적 요소와 만났을 때 예술이 지니는 가변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여러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공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예술적 소재들을 어떤 시각으로 확장해야 하는지 탐구하며 동시에 다양한 매체의 표현 방법으로 관객을 만나기 위해 실험적이며 확장된 무대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