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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백 카메라

출판물 정보

필자 : 박수지
디자인 : 일상의실천
페이지수 : 48p
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발행 : AGENCY RARY
발행 연도 : 2019

*Adocs는 플랫폼 뷰어를 통해서만 열람할 수 있는 전자책 형식의 콘테츠를 제공합니다.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필자 소개

박수지

서울을 기반으로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전시기획사 에이전시 뤄뤼(AGENCY RARY)를 운영한다. 학부는 경제학을, 석사는 미학을 전공했다부산의 독립문화공간 아지트 큐레이터를 시작으로미술문화비평지 비아트 편집팀장, <제주비엔날레2017> 큐레토리얼팀, 통의동보안여관 큐레이터로 일했다. <줌백 카메라>(2019), <어리석다 할 것인가 사내답다 할 것인가>(2018), <김정헌X주재환 : 유쾌한 뭉툭>(2018), <민중미술2015 : 우정의 외면>(2015) 등을 기획 했다현대미술의 정치적, 미학적 알레고리로서 우정, 사랑종교의 실천력에 관심이 많으며 이에 대한 전시와 비평을 연계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www.suzysomapark.com

출판물 소개

참여작가 : 김희욱, 임영주, 차지량, 홍진훤
기획 : 박수지

<줌 백 카메라>는 구루의 작동 원리를 전유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동요되는지를 되묻는다. 지금의 성찰 없는 세계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동요의 메커니즘이 전시로 구현된다. 사회의 문화 감수성이 전환기를 맞이한 이후에는 어김없이 구루의 등장이 함께했다. 구루가 제시하는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형성되고 작동되는 방식은 한 사회의 특정 시기의 욕망을 반영한다. 이러한 공동체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기보다 왜 동요되는지, 왜 실천하는지에 대한 동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구루와 함께 태동해 구루로 인해 무너지는 모더니티는 그 자체로 동시대 리얼리즘의 메타포가 된다. 본 전시 <줌 백 카메라 Zoom Back Camera>는 구루의 작동 원리를 전유한다. 지금 세계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성찰 없는 세계를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관통하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이러한 세계의 면면으로부터 카메라의 렌즈를 줌 백 Zoom Back해 동시대로부터 메타화 된 관점을 제시한다.

본 출판물은 <줌 백 카메라>의 전시 카탈로그입니다.

“당신은 믿기도 전에 믿고 있다. 왜냐하면 익숙함이야말로 나의 신앙이며 유행이야말로 나의 기준이고 예속이야말로 나의 지침이기 때문이다. 진리는 부도덕하고 의심은 사치스러우며 반성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속도의 빠르기에 비례해 시간은 사라진다. 최대한 시간을 없애버리기 위해 당신은 제시된 속도보다 늘 더 빠르게 모든 것을 스쳐 간다. 시간이 모든 것을 괴롭게 만들기 때문에 이를 가장 빠르게 통과할 방법은 시간 안에 있는 나를 지워버리는 일이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이 방법이 가장 쉽다. 그래도 더 빨리 이 상태에 도달하고 싶은 이들은 믿음의 촉매를 들이킨다. 초점 없이 모든 것을 보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이들의 안구는 불안정하게 움직인다. 촉매가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약효가 심화될수록 내용은 소멸한다. 모순적이게도 내용이 소멸할수록 진정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진정성에 대한 요구, 정확히 거기까지가 믿음의 촉매가 약속한 세계의 끝이다. 어쨌든 요구는 기각된다. 애초에 기각을 전제로 발생한 요구이기 때문에 진실에 대해서라면 사실상 아무런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 어떤 간증들, 욕망의 표면을 건드리는 이 간증에 의탁하는 믿음은 또 다른 누군가를 언제든 합류시킬 준비가 되어있다. 구루는 더 이상 이름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 아니다.” (카탈로그 내용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