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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파편들이 살이 될 때

출판물 정보

작가: 김도희, 문지영, 좌혜선
기획·글: 박주희
기획 보조: 심지현
디자인: 장윤아
사진: 전병철
페이지수: 48p
종이: 그린라이트 80g, 트레싱지 90g
발행연도: 2025.06.20
발행처: 아트스페이스3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전시 《내 안의 파편들이 살이 될 때》(아트스페이스3, 2025)의 전시 서문과 전경 사진을 엮은 책자입니다. 내 안의 파편들이 살이 될 때》연계 책자는 얇은 종이 파편 그리고 살결과 같은 질감을 가진 반투명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졌습니다. 서로를 투과하는 종이와 활자들이 서로를 맞이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돌아가는 모습처럼 보이길 의도하였습니다. 이번 전시의 초기 질문인 ‘고정되지 않고 개별 단위에서 발생하는 연약함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artspace3_seoul
https://artspace3.com/

김도희는 자신의 몸과 살을 주체이자 실천의 장으로 삼아 작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극한의 감각적 자극과 그로 인한 아릿함(혹은 저릿함)을 통해 관객의 감각까지 깨운다. 《내 안의 파편들이 살이 될 때》에 출품된 <빛선소리>는 벽에 몸을 실어 마찰과 소리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으로 그 과정을 공개하며 자신을 노출한다. <배꼽번개>는 배꼽을 매개로 내부와 외부, 나와 타자의 경계를 허물며 울림을 발생시킨다. 김도희의 작업은 소리, 진동, 마찰을 통해 타자와의 접속을 시도하며 몸과 살의 흔적과 결들이 얽히고 뒤엉킨 공간으로 변화한다.

문지영의 작업은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을 그리지만 단순한 사랑이나 공동체 서사로 귀결되지 않는다. 얼굴이 지워지거나 배경에 스며든 인물들은 감정의 유예와 양가성을 드러내며 돌봄의 내밀한 순간과 감정의 복잡한 결을 섬세히 탐색한다. 작가는 사실과 허구를 혼합하며 내면의 갈등과 타자와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일관되지 않고 유동적인 ‘자기 서사’를 시각화한다. 최근작에서는 구체적 재현을 넘어 감각과 정서적 밀도가 강조되며 문지영은 자신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관계와 감정의 여백 속에 존재하는 흐름을 따라간다.

좌혜선은 고정된 개체가 아닌 내부와 외부가 뒤섞이며 변형되는 존재를 탐구한다. 초기에는 일상의 생존 문제를 다뤘지만 점차 타인의 고통으로 시선을 확장하며 몸의 뒤틀림, 균열, 구멍 등을 통해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허무는 접촉의 장을 만든다. 표면은 끈적임을 통해 감정과 타자가 들러붙는 공간이 되며 이는 매혹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온다. 작품 속 구멍과 액체적 이미지들은 관계 맺기의 틈을 형성하며 단일하지 않고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계속 변형되고 재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