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에서 사과까지

《계란에서 사과까지》는 2023년 7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신한갤러리의 ‘2023 Shinhan Young Artist Festa’ 그룹 공모전에 선정된 전시로, 설고은, 양현모, 정현두, 최일준이 참여했고 김진주가 기획협력했다. 전시는 추상회화 개념이 지닌 함의를 빌리는 네 화가의 그림에 주목했다. 특히 ‘추상회화’ 용어에 내재된 함의, 즉 회화라는 시작, 추상이라는 끝맺음을 공유할 때 그 사이에서 화가가 동원하게 되는 과정의 변별에 주목해 회화가 추상으로 규정되어 가는 방식을 살폈다.

『계란에서 사과까지』는 2023년 여름 신한갤러리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 도록이다. 도록은 회화에서 거리를 점진적으로 다루는 세 단계인 근경, 중경, 원경을 토대로 나눈 10장의 이미지와 전시와 연계된 1장의 텍스트로 구성된다. 작품의 면면에 다가가듯 일부를 확대한 8장, 전시된 작품을 중간 거리에서 조망하는 인덱스 1장, 작품에서 멀리 떨어져 공간과 작품을 함께 다룬 전경 1장, 그리고 전시를 통해 생산한 텍스트를 모은 1장의 종이를 엮었다. 네 작가가 공유하는 회화라는 시작과 추상이라는 끝맺음 사이에서, 무엇이 이들의 변별을 말할 수 있을까? 가까이, 조금 멀리, 조금 더 멀리. 『계란에서 사과까지』는 그 변별의 지점에 대해 거리의 관점에서 알아가 보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