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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Skin

출판물 정보

필자: 김진주
편집: 알음알음
디자인: 알음알음
쪽수: 101p
발행처: 갤러리2
발행 연도: 2026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김수연(b.1986)의 작업은 오랫동안 사진이나 책에서 발견한 이미지를 현실의 물체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회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출발해왔다. 죽은 새와 식물, 오래된 백과사전 속 행성과 비행기구, 춘화 등 서로 다른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미 사라졌거나 직접 볼 수 없는 것, 혹은 실제와 상상 사이에 놓인 대상을 다시 보고자 하는 관심은 지속되어 왔다. 김수연은 수집한 이미지를 종이로 자르고 구겨 입체물로 만든 뒤 조명 아래 배치하거나 사진으로 촬영해 그림으로 옮겼으며, 이러한 ‘만드는 과정’ 자체를 자신의 드로잉이라고 설명해왔다. 회화는 그에게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결과물이기보다 사진, 오브제, 손의 노동과 시간이 여러 차례 겹쳐지는 장소에 가깝다.

2020년대부터 김수연의 작업은 날씨와 자연의 변화로 확장되었다. 비와 눈, 구름을 관찰하는 한편 붓과 펜을 바람에 맡겨 그 움직임을 기록했고, 이후에는 하늘의 색과 온도, 습도, 재료의 건조 과정에서 생기는 균열과 번짐까지 회화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작가가 모든 형태를 결정하기보다 주변 환경과 재료가 만들어내는 우연한 결과를 작업 안에 남기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 위에 종이인형, 카드, 게임판, 전개도 등 오래전부터 수집하거나 관심을 가져온 이미지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일부 형상은 캔버스 밖으로 나와 실제 공간에 설치되고 벽에 그림자를 만들기도 한다. 초기부터 이어져온 이미지와 오브제, 평면과 입체 사이의 이동은 최근 작업에서 회화와 공간의 관계로 한층 넓어지고 있다. 김수연은 회화를 중심에 두면서도 자연이 만든 흔적, 개인적으로 선택한 이미지, 손으로 만든 물체와 실제 공간을 함께 다루며 자신의 회화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