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에서 오는 퍼텐셜 에너지
출판물 정보
2024. 4. 23. – 7. 7.
대구예술발전소
기획: 하수경
참여 작가: 구기정, 박고은, 서상희, 소수빈, 신승재
필자: 홍라담(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그래픽 디자인: 아페퍼
번역: 김소연
사진: 곽동경
후원: 대구광역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예술발전소
발행: 어포에틱페이퍼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불균형에서 오는 퍼텐셜 에너지》는 이질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가 창조되는 양상을 바라보며 기술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소통 가능성과 관계 맺음을 모색한다. 예술은 어김없이 기술의 시대에 잔물지어 시대를 읽어내는 대상과 인식의 문제를 동시대적으로 갱신하고 있다. 질주하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출현한 낯선 실재들에 적합한 새로운 사유의 언어가 필요한 현시점이다. 기술이 ‘독’이면서 ‘약’으로 기능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기술과 상호 공존하는 인간의 삶을 향하여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정서적 공명의 관계는 어떻게 동행이 되어야 할 것인가. 전시는 근대적 예술 개념과 관습적 장르 구분에서 벗어나 동시대 예술의 다원성을 대변하는 다섯 점의 융합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에 각각 다른 ‘자연’과 ‘기술’의 요소가 혼종, 변형의 방식으로 가미되어 전시 안에서 하나의 독특한 존재로 자리한다. 전시 안에서 작품은 다른 작품과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긴장된 앙상블을 형성하고 작품에 내재하는 잠재성은 새로운 방식으로 실현한다. 이질적인 작품들이 하나의 앙상블로 변조되어 가는 관계 맺음이 유의미한 기술미학적인 가치가 될지, 무의미한 소음이 될지는 작품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의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전시 안에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였을 때 불시에 솟아나는 퍼텐셜을 상상해 보며, 작품 속에서 기술성이 내포하는 양식에 대해 재고하고자 한다.
《불균형에서 오는 퍼텐셜 에너지》는 서로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며, 관계의 연결망을 확장하는 사유를 고찰한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총 다섯 점의 작품은 자신의 개별적인 구조와 방식으로 자연과 기술 그리고 인간 사이에서 솟아나는 생성과 변화의 이야기를 전한다. 1) 구기정은 실재하는 자연 풍경을 3D 렌더링 기반의 디지털 이미지로 재현하여 기존의 인식에 혼란을 줌으로써 이질성을 인식할 수 있는 잠재적 균열의 순간들을 창출한다. 2) 박고은은 나무의 미세한 움직임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재구조화하여 실제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물질적인 층위를 은유한다. 3) 서상희는 실제 식물과 가상 식물 간의 경계가 만들어내는 공간, 이때 발생하는 틈 사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미적 경험을 모색한다. 4) 소수빈은 실제 식물과 인공식물을 자유자재로 이동시키는 감각적 체험 안에서 식물은 실체적으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기술,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준안정적으로 변형되는 존재임을 시사한다. 5) 신승재는 식물과 사람이 서로 맞닿았을 때 식물 세포가 감지하는 미세전류 데이터를 작곡의 구성요소로 활용하며, 입체음향 시스템에서 새롭게 변주된 선율을 ‘씨앗’이라는 매체로 표방한다. 전시 안에서 한 지점에서 솟아난 생성은 다른 지점으로 그리고 모든 방향으로 점진적이고 불연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