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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출판물 정보

기획: 전승용
작가: 정유미
디자인: 디디비
편집: 디디비
페이지수: 88p
발행인: 정유미
발행일: 2025.08

글: 전승용
번역: 콜린 모엣
사진: 명스튜디오, 아인아 아카이브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정유미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에서 순수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동양화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개인전으로 《Whistle》(아뜰리에 아키, 2024), 《바람》(금호미술관, 2023), 《숨》(오래된 집, 2023), 《물과 섬》(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 전시실, 2021) 등을 개최했다. 또한 《MIMESIS AP9: Euphoria》(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2025), 《파르르 파르르》(GS칼텍스 예울마루, 2024), 《From North to South, from West to FAR EAST》(대추무 파인아트, 2022), 《바다와 미술관》(이강하미술관, 2022)을 비롯한 다수의 그룹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yumi__chung
http://www.yumichung.com/

정유미 작가는 끊임없이 주변에 귀 기울이며 오감을 깨워 세상과 대화한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물론, 귓가에 스치는 작은 소리들과 하늘을 유영하는 구름의 다채로운 움직임까지 화면에 포착해 낸다. 때로는 구름 한 점 없는 날 불어오는 바람, 그 미세한 향기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은 이처럼 자연과 특정 장소에서 마주한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심상을 시각 언어로 치환한다. 이는 대상의 외형적 재현을 넘어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마음속 사유를 담아내고자 하는 동양화의 ‘사의(寫意)’ 정신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사유의 연장선에 놓인 전시 제목 《블루스 Blues》는 작품의 주요 색상인 블루(Blue)에 복수형 어미 ‘s’를 결합하여 푸른빛의 다채로운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음악 장르인 블루스의 느린 템포에서 비롯되는 서정적인 선율감까지 담아낸 중의적 표현이다. 정유미 작가에게 파란색은 단순한 색채를 넘어 다층적인 감정을 응축하는 매개체다. 작가는 이를 통해 무의식 속에 잠재된 심연을 탐색하며 감각의 경계를 허무는 몽환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상상풍경(Imaginary Landscape)’ 시리즈는 작가의 촉각적인 경험과 내면의 추상성이 아름답게 융합된 결과물이다. 회화와 드로잉, 설치 등 다채로운 매체로 구현된 작품들은 바다와 섬, 바람, 산, 구름 등 살아 움직이는 자연과의 직접적인 교감에서 출발하여, 신체로 체화된 감각들을 은유적인 형상과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추상적 풍경으로 재탄생시킨다.

본 도록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내면의 감각을 깨우며,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안하는 이번 전시의 미학적 기록을 충실히 담아냈다. 자연과의 조용한 대화에 귀 기울이는 작가의 시선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그리움과 동경을 자극하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아련한 꿈결처럼 펼쳐지는 정유미 작가의 《블루스 Blues》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푸른 소리’가 되어, 지친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며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감각의 결을 섬세하게 어루만져 줄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