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있는 것처럼_如在
출판물 정보
작가: 송윤주
디자인: 비에이디자인
편집: 비에이디자인
페이지수: 91p
발행인: 송윤주
발행연도: 2026.10
글: 송윤주, 최석원
번역: 오지예
사진촬영: 산스튜디오, 최민아
작가소개 & 출판물 소개
송윤주(b.1974)는 학사·석사·박사 과정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박사학위 논문으로 「괘상과 상형문자를 통한 생활세계 표현 연구」를 발표했다. 200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4회의 개인전과 300여 회의 기획·단체전에 참여하며 꾸준하고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현대수묵’, ‘기초동양화’, ‘한국미술사’, ‘스토리아트(융합수업)’, ‘스튜디오’ 등의 수업을 통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송윤주의 작업은 인간과 생명, 존재의 본질, 우주의 원리와 질서 등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유를 핵심 주제로 한다. 개인의 삶을 둘러싼 생활세계에 대한 관찰에서 출발해, 가시적 현상 너머에서 작동하는 구조와 원리를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작가는 동양의 음양사상, 주역(周易)의 변화 원리, 오행사상을 기반으로 한 명리(命理) 등 동아시아 철학의 사유 체계를 현대 회화의 언어로 재해석해 왔다.
이러한 사유는 ‘추상’의 형식으로 집약되며, 동아시아의 문자와 기호 체계를 조형적 기반으로 삼아 시각화된다. <문자연>(2009), <문자산수>(2011), <이상세계>(2015), <문자 속 문자>(2017), <생활세계>(2021), <마치 있는 것처럼>(2025) 등으로 이어지는 작업은 각 시기마다 사회 속 개인의 경험과 인식을 동양철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구조화한 결과물이다. 송윤주의 회화는 전통 사유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확장하며, 추상 회화의 개념적 깊이와 동시대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갱신해 나가고 있다.
@sssongyu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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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b.1974)는 고대의 상형문자나 괘상(掛象)을 이용하여 ‘보이는 것’으로부터 그 핵심을 추출하고,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기호를 창출하는 작업을 해 왔다. 그간 현대 생활세계에 존재하는 곳곳이나 현대인에게 존재하는 감정 중심의 면면을 다루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생활세계에서 그들을 맞이하기 위한 공간은 있으나 잊히고 있는 ‘보이지 않은 것’을 표현하고자 시도하였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존재할 것이라고 신뢰하고 경외하는 죽음(死) 이후의 그 무엇, 귀(鬼)와 신(神)을 다룬다.
사람은 하늘과 땅과 조상의 기운이 응축되어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면 다시 흩어져 돌아간다고 믿었다. 근본에 보답하기 위한 례(禮)가 필요하다. 환구단에서 하늘에게, 사직단에서 땅과 곡식에게, 종묘에서 조상에게 각 제(祭)를 올린다. 모호할 수밖에 없기에 명확한 개념 규정을 거부하고, 자세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대응한 것이 우리의 선조들이었다. 그 핵심은 ‘마치 있는 것처럼’. 귀(鬼)와 신(神)을 대하여 제(祭)를 올릴 때의 마음 자세가 바로 “如在”이다.
제(祭)를 위한 마음 자세는 제사 장소인 제단과 건물을 규정하고, 나아가 제기의 모양과 제물을 결정하고, 제사의 시기와 시점은 별자리로 이어진다. 이는 모두 상(象)을 낳는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별자리는 삶이 끝나는 것에 위치하는 허수(虛宿)이다.
하늘엔 북두칠성이 사람을 지켜보고, 땅엔 오곡이 자라서 뭇 생명의 먹이가 된다. 보이지 않는 바람은 태극전 위로 솟은 회화나무를 춤추게 하고, 고요한 궁궐 연못가의 버드나무를 흔들며 거북을 놀라게 한다. 허수가 뜨는 시절에 향을 피우고 술을 부어 귀신을 맞이하고, 자미원과 북두칠성을 향해 어린 송아지를 바쳐 하늘에 제사하고, 오곡을 거두어 땅을 숭배한다. 이는 다름 아닌 상(象)들의 향연이다.

